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반드시 부처님의 지혜를 깨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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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전(佛典) 속 명구(名句) 여행] 25 유마경 보살품에서





 유마거사와 마왕의 이야기가 유마경에 나온다. 유마경 <보살품>에는 재미있어 보이는 내용이 있다.

 지세보살(持世菩薩)이 제석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 마왕에게 속아 넘어가려는 찰나에 유마거사가 등장해서 말한다.
 “이것은 제석이 아닙니다. 마왕이 당신을 유혹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마거사가 마왕에게 말한다.
 “이 천녀들을 나에게 주시오. 내가 받을 것이오.”

 그러자 마왕은 놀라서 유마힐이 나를 침범하려하는구나 생각하고 몸을 숨기로 하지만 몸이 숨겨지지 않았다. 마왕이 온갖 신통력을 다 동원해보았지만 도망갈 수 없었다.

 그때 공중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파순이여, 그 천녀들을 거사에게 주어야만 떠날 수 있느니라.”

 마왕은 두려워하면서 할 수 없이 유마거사에게 천녀를 내어준다. 그때 유마거사가 천녀들에게 말한다.

  “마왕이 그대들을 나에게 주었으니 이제 그대들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도록 하여라.”

 그리고 그들에게 알맞도록 설법하여 보리심을 일으키도록 한다. 그리고 다시 말한다.
 “그대들이 이미 보리심을 일으켰으니 이제부터는 법락을 즐기고 다시는 오욕락을 즐기지 말지어다.”

 천녀들이 물었다.
 “어떤 것이 법락(法樂)입니까?”

 유마힐이 대답해준다.


樂常信佛 낙상신불
樂欲聽法 낙욕청법
樂供養衆 낙공양중
樂離五欲 낙이오욕


항상 부처님을 믿는 것을 즐기며
항상 법을 듣고자하는 것을 즐기며
대중에게 공양 올리는 것을 즐기며
오욕락을 떠나는 것을 즐길지니라.


樂觀五陰如怨賊 낙관오음여원적
樂觀四大如毒蛇 낙관사대여독사
樂觀內入如空聚 낙관내입여공취


오음이 원수와 같다고
관하는 것을 즐기며
사대가 독사와 같다고
관하는 것을 즐기며
내입처가 텅빈 마을과 같다고
관하는 것을 즐길지니라.


 내입처는 우리 몸인 눈·귀·코·혀·몸과 생각이다. 우리 몸이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대와 오온이 임시로 모여서 마치 실체가 있는 덩어리처럼 여기지만 내 몸을 텅빈 마을처럼 볼 수만 있다면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해결된 것이다. 귀를 쫑긋 기울이는 천녀들에게 유마거사는 계속해서 말해준다.



樂隨護道意 낙수호도의
樂饒益衆生 낙요익중생
樂敬養師 낙경양사


도에 대한 생각을 보호하는 것을 즐기며
중생에게 이익을 주는 것을 즐기며
스승을 공경하고 공양하는 것을 즐길지니라


 어디 천녀들만 명심해야 될 일인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나부터 명심해서 새길 일이다.


樂廣行施 낙광행시
樂堅持戒 낙견지계
樂忍辱柔和 낙인욕유화
樂勤集善根 낙근집선근
樂禪定不亂 낙선정불난


널리 보시를 행하는 것을 즐기며
굳게 계를 지키는 것을 즐기며
인욕을 통해 부드럽게 조화시키는 것을 즐기며
부지런히 선근을 모으는 것을 즐기며
선정에 들어 마음이 어지럽지 않게 되는 것을 즐길지니라


 선정에 든다는 것은 비유하면 우주리듬의 철로를 따라서 내 마음의 열차가 달리는 것이다. 철로를 따라서 기차가 달리면 문제가 없지만 철로를 벗어나는 순간 내면에 무수한 갈등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몰고 가는 기차는 지금 어디를 달리고 있는가. 마음에 노여움이나 서운함이 일어나면 아차! 철로를 벗어나려하고 있구나하고 바로 알아차려야 한다.

 유마거사의 말이 계속 이어진다.



樂斷諸煩惱
낙단제번뇌
樂淨佛國土
낙정불국토
樂成就相好故
낙성취상호고
修諸功德
수제공덕
樂莊嚴道場
낙장엄도량
樂聞深法不畏
낙문심법불외


모든 번뇌를 끊어버리는 것을 즐기며
불국토를 청정하게 하는 것을 즐기며
상호를 성취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모든 공덕을 닦으며
도량을 장엄하는 것을 즐기며
깊은 법문을 듣고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즐길지니라.


 자신의 수준보다 조금 깊거나 높은 법문을 들으면 그만 움찔하는 사람이 혹 가다가 만명 중에 두어 명쯤 있다. 용기를 내서 자신의 불성을 믿고, 깊다고 생각되는 법문도 용감하게 들을 일이다.



樂親近善知識
낙친근선지식
樂心喜淸淨
낙심희청정
樂修無量道品之法
낙수무량도품지법
是爲菩薩法樂
시위보살법락


선지식을 가까이하는 것을 즐기며
마음이 환희로워지면서
청정해지는 것을 즐기며
한량없는 도품의 법을 닦는 것을
즐길지니
이것이 보살의 법락이니라.


 그때 마왕 파순이 모든 천녀들에게 천궁으로 함께 돌아가자고 한다. 그러자 천녀들은 우리는 이제 법락을 즐기고 오욕락을 즐기지 않겠노라고 말한다.

마왕이 유마거사에게 말한다.
“거사여, 이 천녀들을 놓아주소서. 모든 것을 남에게 보시하는 것이 보살입니다.”

그러자 유마거사가 “나는 이미 놓아주었다.”고 말한다.

천녀들이 “저희들더러 어찌 마궁으로 가라고 하십니까?”하고 말하자 유마거사는 무진등 법문을 들려준다.


有法門名無盡燈 유법문명무진등
汝等當學 여등당학
無盡燈者 무진등자
譬如一燈 비여일등
燃百千燈 연백천등
冥者皆明 명자개명
明終不盡 명종부진


무진등법문이 있으니
그대들은 마땅히 배울지어다
무진등은 비유하면 하나의 등불이
백천의 등불에 불을 켜서
어두운 곳이 모두 밝아지게 하면서
밝음이 끝내 다 없어지지 않는 것과 같느니라.



 유마거사는 천녀들에게 이제는 마궁에 가서도 오욕락에 빠지지 말고 그곳에 있는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도록 하라고 신신 당부를 한다. 그러자 천녀들은 유마거사의 발에 예를 표하고 마왕과 함께 마궁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현재 숨 쉬고 있는 이 사바세계는 불국토인가, 마궁인가. 천녀들이 발심을 권해주는 곳은 마궁이라해도 이미 마궁이 아니다. 이 사바세계야말로 불끈 힘을 내어 용맹정진하기에 딱 맞는 곳이다.






· 글: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 출처: 미디어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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