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法華經,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에 이 경전이 중생에게 이익을 주는 것을 비유를 들어 설명하는 대목이 있다. 번역문으로 소개한다.
이 경은 일체 중생들에게 크게 이익을 주어서 서원을 가득 채우게 해주나니, 마치 청량한 연못이 목이 바짝 마른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주는 것과 같으며, 마치 추위에 떠는 사람이 불을 얻는 것과 같으며, 상인이 이끌어 주는 주인을 만나는 것과 같으며, 아들이 어머니를 만나는 것과 같으며, 물을 건너려는 사람이 배를 얻는 것과 같으며, 병든 사람이 고쳐줄 의사를 만나는 것과 같으며, 깜깜한 어둠 속에 있다가 등불을 만나는 것과 같으며, 가난에 찌든 사람이 보배를 얻는 것과 같으며, 백성들이 우왕좌왕하다가 제대로 된 왕을 얻는 것과 같으며, 장사하는 사람이 큰 바다를 만나는 것과 같으며, 횃불이 어둠을 없애주는 것과 같으니라.
이 법화경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괴로움에서 떠나게 하고 모든 병이 낫게 하고 모든 생사의 결박에서 풀려나게 해주느니라. 만약에 어떤 사람이 이 법화경의 가르침을 듣고 자신이 사경을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사경하도록 하면 거기에서 얻어지는 공덕은 부처님의 지혜로 많고 적음을 헤아린다 해도 그 끝을 알 수 없느니라.
저절로 환희심이 일어나는 내용이다.
금강경의 사구게와 마찬 가지로 법화경의 사구게만 수지독송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설명해주면 그 공덕이 실로 한량없다.
얼마전에 어떤 분이 법화경 사경을 하고 싶은데 한문으로 하는 것이 좋을지 한글로 하는 것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우선 번역본 한 권을 구해서 한글로 처음부터 끝까지 사경을 하고 한문경전사경에 도전해보시라고 권해드렸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문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사람으로서 참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한문시대가 아니다. 물론, 현재 중국어 바람이 어느정도 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허나 한문으로 된 고전과 경전은 극히 일부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낮선 존재임에 틀림없다.
모든 사람이 한문 전문가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문 전문가들이 그 고전과 경전의 내용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접하기 쉽게 우리말로 풀어주어야 할 책무가 있는데 그 책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마음이 저 마음속 한켠에 늘 꿈틀거린다.
한문에서 일차적으로 우리말로 풀이해 놓은 책들은 꽤 많이 있다. 문제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 시대 청소년들까지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더 다듬어 2차, 3차 번역물이 나와야 하는데 우리 불교계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점이 더러 있다.
다시 법화경으로 돌아온다. 묘법연화(妙法蓮華). 미묘한 부처님의 법이 한 송이 연꽃으로 피어난 경전이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법을 열어서 [開] 중생들에게 보여주고 [示] 중생들도 깨달아서 [悟] 그 세계에 들어가게 [入] 해주는 가르침으로 가득 차 있다.
제25품인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의 내용을 읽어본다. 무진의 보살이 질문하고 부처님께서 답하시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무진의보살의 부처님께 질문을 드린다.
世尊 觀世音菩薩
세존 관세음보살
以何因緣 名觀世音
이하인연 명관세음
세존이시여.
관세음보살은 어떤 인연으로
관세음이라고 부르는 것입니까.
佛告無盡意菩薩
불고무진의보살
善男子 若有無量
선남자 약유무량
百千萬億衆生 受諸苦惱
백천만억중생 수제고뇌
聞是觀世音菩薩 一心稱名
문시관세음보살 일심칭명
觀世音菩薩 卽時觀其音聲
관세음보살 즉시관기음성
皆得解脫
개득해탈
부처님께서 무진의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약에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중생들이 온갖 괴로움과 마음의 번뇌에 시달리다가 이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듣고 일심으로 명호를 부르면 관세음보살이 즉시 그 아우성을 듣고 모두 해탈을 얻어서 벗어나게 하느니라.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는 일이 사실은 간단하지 않다. ‘관세음보살’하고 소리 내는 입술뿐만 아니라 발가락 끝과 손가락 끝과 머리카락 끝까지 하나가 되어 동맥정맥과 모세혈관의 혈액까지 진동에너지가 파장에너지로 전달되도록 명호를 불러야 한다. 혈관뿐이겠는가. 뼈마디 하나하나와 마디마디 뼛속의 골수 세포들이 진동되도록 그야말로 한마음으로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만 모든 신체장기들도 입술이 부르는 소리를 따라서 다함께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입술 바로 안쪽에 있는 치아와 잇몸도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모든 근육과 인대와 신경시스템도 일심상태가 되어 관세음보살을 부르게 된다.
그렇게 부르다 보면 100조 개의 온 신체세포 하나하나가 각각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 동시에 합창으로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내가 부르는 소리가 내 귓속으로 들어와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힘에 응원의 감로수를 뿌려주고 있음을 총천연색 영화 화면보다 더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된다.
무진의 보살이 부처님께 여쭌다.
世尊 觀世音菩薩
세존 관세음보살
云何遊此娑婆世界
운하유차사바세계
云何而爲衆生說法
운하이위중생설법
方便之力其事云何
방편지력기사운하
세존이시여, 관세음보살은 어떻게 이 사바세계를 돌아다니며 어떻게 중생들에게 설법을 하며 방편을 베푸는 힘은 그 일이 어떻습니까?
'관세음보살은 어떻게 우리의 현실로 다가오시는가?' 부처님의 대답이 이어진다.
선남자야, 어떤 국토의 중생들 중에 부처님의 몸으로 제도해야 하는 중생이 있으면 부처님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을 하고, 벽지불의 몸으로 제도해야 할 중생에게는 벽지불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고, 성문의 몸으로 제도해야 하는 중생에게는 성문의 모습을 나타내어 설법 하느니라.
중간의 내용을 조금 건너서 계속 읽어본다.
거사의 몸으로 제도해야하는 중생에게는 거사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고, 고관대작의 몸으로 제도해야 하는 중생에게는 고관대작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을 하고, 바라문의 몸으로 제도해야하는 중생에게는 바라문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고, 비구, 비구니나 우바새, 우바이의 몸으로 제도해야 하는 중생에게는 비구, 비구니나 우바새, 우바이의 몸으로 나타내어 설법하고, 소년이나 소녀의 몸으로 제도해야 하는 중생에게는 소년이나 소녀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고,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 비인의 몸으로 제도해야 하는 중생에게는 모두다 그들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을 하느니라.
무진의여! 관세음보살은 이러한 공덕을 성취하였으므로 갖가지 형상으로 모든 국토를 돌아다니면서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을 얻게 하느니라.
내가 타고 다니는 버스와 지하철을 운전해주시는 분들이 바로 관세음보살이다.
노랑 잎을 팔랑팔랑 떨어뜨리면서 제행무상의 이치를 온 몸으로 설법하고 있는 저 은행나무도 관세음보살이다. 신호등도 관세음보살이고, 산천초목 모두가 관세음보살님이시다. 나의 귀와 눈과 온 몸의 세포가 항상 깨어있도록 설법해주고 계시는 관세음보살님이다. 하얀 눈이 흩날리면서 백의관음보살님이 곧 찾아오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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