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반드시 부처님의 지혜를 깨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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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전(佛典) 속 명구(名句) 여행] 5. 동파거사 '천복게(극락왕생발원문)' / 원효 스님 '발심수행장' 중에서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옵니다. 조계사 마당에도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는 색색의 연등이 걸려 있습니다. 거리에도 연등이 줄줄이 걸려있습니다. 지금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는 진도 앞바다에도 틀림없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연등이 걸려있습니다. 그 연등이 바다 속까지 환하게 밝혀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다행히 구조된 사람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미 명을 달리한 분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계가 생사고해임을 살아있는 법문으로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파거사의 천복게薦福偈로 알려져 있는 돌아가신 모친을 위한 극락왕생발원문을 한 줄 한 줄 차분하게 읽어봅니다. 지구촌이 생긴 이래 돌아가신 모든 분들과 함께 읽어봅니다.



佛以大圓覺(불이대원각)으로
充滿河沙界(충만하사계)거늘

부처님께서는 크고 원만한 대원각으로
항하사 세계를 가득 채우고 계시거늘


我以顚倒想(아이전도상)으로
出沒生死海(출몰생사해)로다

나는 뒤집힌 전도몽상으로
생사고해에서 고행하고 있구나


雲何以一念(운하이일념)에
得往生淨土(득왕생정토)아

어떤 것이 한 생각으로
정토에 왕생할 수 있는 도리인가


我造無始業(아조무시업)이
本從一念生(본종일념생)이니

내가 무시이래로 지어온 업이
본래 한 생각을 따라서 생긴 것이니


旣從一念生(기종일념생) 인된
還從一念滅(환종일념멸)이리라

이미 한 생각을 따라서 생겨났다면
다시 한 생각을 따라서 없앨 수도 있다네.


生滅滅盡處(생멸멸진처)에
則我與佛同(즉아여불동)이니

생멸 자체가 사라져 없어진 곳에
바로 나와 부처님이 똑같아지는 것이니


如投水海中(여투수해중)이요
如風中鼓(여풍중고탁)이라

마치 큰 바다에 물 한방울이 떨어져
큰바다와 하나가 되는 것과 같고
마치 바람이 쌩쌩부는 가운데
풀무질하면 풀무 속의 공기와
우주허공의 공기가 하나되는 것과 같아라.


雖有大聖智(수유대성지)라도
亦不能分別(역불능분별)이라

비록 대성인의 지혜가 있다해도
이 자리는 분별해서 알 수 없다네.


願我先父母(원아선부모)와
與一切衆生(여일체중생)이

바라옵건대 우리 선망 부모 조상님과
더불어 일체 모든 중생들이


在處爲西方(재처위서방)하고
所遇皆極樂(소우개극락)하야

있는 그 자리가 그대로 서방정토되고
만나는 곳마다 극락세계 되어서


人人無量壽(인인무량수)하야
無往亦無來(무왕역무래)하야지이다

사람 사람마다 무량수 아미타 부처님이 되어서
죽어서 저 세상에 가는 일도 없어지고
생사윤회를 따라 다시 오는 일이
모두 사라지도록 하여지이다.




우리 모두의 아들 딸과 우리의 손자 손녀와 우리의 친구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실은 지구촌 전체가 입체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모두의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더욱 연등을 밝힐 일입니다. 세상도 밝히고 내 마음도 환하게 밝히는 연등을 밝힐 일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연등입니다. 조계사 마당에 환하게 밝혀져 있는 연등을 보는 순간 가슴에 환희심이 차오르는 것은 연등을 보는 순간에 우리 몸속에 있는 연등이 동시에 환하게 밝아지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심장이 바로 연등입니다. 간도 연등입니다. 쓸개도 연등입니다. 폐는 중요한 호흡연등입니다. 위는 소화연등입니다. 대장과 소장도 긴 모양의 연등입니다. 콩팥과 방광은 우리 몸의 수분을 전체적으로 총괄하고 있는 보일로 온수 연등입니다.

비장도 연등입니다. 오장육부가 우리 몸속을 환하게 밝혀주는 연등입니다. 전체가 한 줄기로 연결되어 있는 연등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의 연등만 꺼져있어도 자체가 법당인 우리 몸 속 어딘가가 어두워집니다. 어깨 깊은 속이 결리는 것은 그곳에 있는 세로 연등 속의 전구에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무릎에서 찬바람이 솔솔나오면서 시큰시큰한 것은 무릎 속에 있는 연등의 불이 희미해져있기 때문입니다.

발바닥이 화끈거리고 발목이 삐걱거리는 것은 당연히 그 곳의 연등불이 깜빡깜빡 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리가 끊어질듯이 아픈 것도, 온 몸에 담이 결리는 것도, 속이 쓰리고 아픈 것도, 고혈압과 당뇨병에 시달리는 것도 우리 몸이라는 법당에 켜져 있어야 할 연등관리를 나 자신이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효 스님은 <발심수행장> 끝부분에서 ‘세상의 연등과 몸 속의 연등을 동시에 함께 밝히는 일이 시급히 해야할 일’이라고 했습니다.



身必有終(신필유종)하리니
後身何乎(후신하호)아

이 몸은 반드시 죽어서
끝나는 날이 있는 것이니
연등을 밝히지 못하고 죽어서
윤회의 과보로 후에
다시 받게 되는 몸은 또 어찌해볼꼬.



다시 한 번 왕생극락을 축원올립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글: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 출처: 미디어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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