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카 스님의 티베트불교]
7. 인도에서 온 스승
티베트불교가 지금에 전해지기까지 많은 스승들이 있었다. 그 중에는 인도에서 시작된 부처님 법맥을 티베트로 이은 스승들과 그 법맥을 이어받아 티베트에 나타난 위대한 스승들이 있다.
티베트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인도에서 샨타락끼따, 파드마삼바바, 다르마끼르띠, 비마라미따, 쌍게상와, 샨띠가봐 등 93명의 훌륭한 스승들이 왔다. 이 스승들은 모두 경론에 대해 능통한 대학자이며 의미상으로 성취자이고 그 뿐 아니라 티베트 불교에 대한 역할을 하겠다고 서원을 세운 분들이다.
스승들께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이어진 여러 법맥과 가르침을 티베트에 전달했다. 어떤 스승은 법을 설하고 어떤 스승은 경전번역에 도움을 주고 또 다른 스승은 법맥을 가져다 줬다.
인도의 뛰어난 석학들이 티베트로 옮겨왔고 인도에서 불교가 탄압 받을 때도 많은 수행자가 티베트로 건너왔다. 이렇게 인도의 많은 스승들로 인해 수백년을 거쳐 티베트 불교는 단편적인 것이 아닌 현교와 밀교 어떤 면에서도 원만한 가르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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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에 불교 전파 위해 인도서 93명 스승 건너와 현교•밀교 원만한 가르침
현재 티베트 불교 기반 돼
티베트의 위대한 삼대 법왕 중 한명인 송첸감뽀왕(33대 왕, 617-698)은 자신의 집권 시기에 외부에서 많은 스승을 티베트로 모셨는데 인도에서 스승 꾸사라, 담쎄썅까라를 네팔에서는 실라만주 등을 초대했다.
티송데첸왕 시대에는 샨따락키따, 파드마삼바바, 까말라실라 등을 초대했다. 샨따락키따는 10선과 18계, 8계를 주었는데 티베트의 전통신들이 이를 싫어하여 여러 가지 방해공작을 펼쳤다. 신들은 번개를 내리고 왕궁이 물에 잠기게 하는 등 여러 가지 피해를 입혔고 인간과 축생들은 많은 병을 얻었다. 샨타락끼따는 티베트의 전통신을 교화하기 위해 파드마삼바바를 초대하라고 권했고 왕은 이를 따랐다. 파드마삼바바는 티베트의 모든 전통신들을 굴복시키고 불교로 교화하겠다는 맹세를 받아냈다.
이 두 위대한 스승으로 인해 삼예사원이 완성됐다. 두 스승에게는 티송데첸왕을 비롯한 25명의 제자들이 있었다. 스승은 근기가 뛰어난 몇 명의 제자들에게 밀교를 가르쳤다. 이 때 비마라미따, 쌍게상와, 샨띠가봐 등 다른 스승도 초대했다.
티베트 4대 종파 중 가장 그 역사가 깊은 닝마빠의 법은 송첸감뽀왕 시대 때부터 시작해 주로 티송데첸 왕 시대에 크게 전파됐다. 닝마빠의 종조인 파드마삼바바는 자신의 제자 중 몇 명에게 밀교의 가르침을 주었다. 후대의 제자들을 위해 떼르최라 불리는 많은 가르침을 티베트 곳곳에 묻었다. 그리고 선업을 가진 자들을 만나고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했다.
이 떼르최는 닝마빠 뿐 아니라 인도와 티베트의 다른 종파에서도 존재한다. 그리고 티베트 불교의 위대한 스승 아띠샤가 티베트에 온 뒤 닝마빠 외의 다른 종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띠샤의 제자 돈뗌빠로 인해 까담빠가 티베트에서 시작됐다. 까규빠의 종조인 파 마르빠는 인도에 방문했을 당시 아띠샤를 만나고 까담의 법맥을 이어받았다. 까규빠 사꺄빠, 겔룩빠를 비롯한 티베트의 모든 종파들이 까담빠의 법맥을 받아 현재 모든 수행자들이 아띠샤의 가르침을 이어받고 있다.
티베트에는 특히 관정, 밀교의 설법, 요결 등 수 천개의 밀교법맥들이 있는데 인도의 많은 스승들이 티베트에 직접 전수하기도 했지만 티베트인들이 인도에 직접 가서 이어받은 경우도 많다. 티베트에서는 부처님 가르침의 전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흐름이 끊어지지 않게 노력한다. 달라이 라마는 인도에 망명 온 다음에도 계속해서 수많은 스승들한테 닝마, 사꺄를 비롯한 모든 종파의 법맥들을 노력으로 전수받았다. 지금은 법맥의 창고가 돼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한 종류의 법맥에 대해 스승에 따라서 여러 전수가 있을 수 있다. 티베트에는 팔만대장경 역시 구전으로 존재한다. 티베트 수행자들은 구전을 전승하신 스승들을 찾아뵙고 각각의 구전을 이어받아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이 또한 불법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남카 스님 삼학사원 주지
티베트 교리•수행지도 남카 스님 “타인 고통까지 여의고자 노력해야 수행”
오해였다. 티베트 불교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랬다. 대부분 금강승, 탄트라, 밀교, 라마교 단어를 떠올린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티베트 불교는 새로운 이름의 불교가 아니다. 불교 발원지 인도의 역사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700년 역사를 지닌 인도 나란다대학이 12세기 이슬람 침공으로 사라질 때, 그 법맥은 히말라야를 넘어 은둔의 땅 티베트로 건너와 꽃을 피웠다.
비밀이 있어서 밀교가 아니다. 티베트 불교는 ‘중관’, ‘유식’ 등 논서를 10~20년간 상세히 공부한 다음 방편이 다양하고 신속한 밀교수행에 들어간다. 이 가운데 달라이라마가 속한 최대종파 겔룩파 교학은 ‘뒤다’ 3년, ‘반야’ 5년, ‘중관’ 4년, ‘계율’ 4년, ‘구사론’ 4년을 합해 20년은 배워야 한단다.
국내 두 번째 티베트 사찰 개원 서울 불광동에 ‘삼학사원’ 마련
람림•입중론•입보리행론 등 9월13일부터 금•토•일 강의 일요일엔 기초 티베트어 수업
티베트 겔룩파 소속 남카 스님 뛰어난 박사 하람빠 게셰 취득 티베트하우스코리아 운영하며 티벳장경연구소 교수로도 활동
오해는 풀렸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동윤빌딩 7층에 부산 광성사에 이어 국내서 두 번째로 개원하는 티베트 사원에서 땐진 남카(Tenzin Namkha) 스님을 만나고 나서다.
겔룩파 소속으로 남카 스님도 이 과정을 모두 거쳤다. 8세 때 남인도의 티베트 사찰 간덴으로 출가해 31세까지 5대 경전을 배웠고, 같은 곳에서 15년 넘게 강의했다.
박사(게셰, Geshe) 중 최고 지위인 하람을 취득하기 위해 간덴, 데붕, 세라 사원 스님들과 6년 동안 시험 본 뒤 2000년 공부가 가장 뛰어난 박사란 뜻의 하람빠 게셰 학위를 받았다.
2002년 규메 사원에서 간덴, 데붕, 세라 사원 박사들과 박사 최종 시험에서 1등을 하고 그때부터 간덴 사원 교수로 임명돼 2003년까지 강의한 실력파다. 이후 달라이라마 요청으로 2004년 3월 한국에 와 티베트 불교를 전하고 있다. 티베트 망명정부 한국지부인 티베트하우스코리아 원장이자 동국대 경주캠퍼스 티벳장경연구소 초빙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남카 스님이 여는 티베트 사원은 ‘랍숨섀둡링’이다. 달라이라마가 지어 준 이름으로 우리말로는 삼학사원이다. ‘랍숨’은 계정혜 삼학, ‘섀둡’은 설명과 실천, ‘링’은 장소를 뜻한다. 2007년부터 한국불자들과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불교연구원을 빌려서 해왔던 공부를 티베트 사원에서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월세로 마련한 법당이다. 해서 티베트에서 석가모니 부처님, 문수보살, 관음보살을 모셔와 법당을 장엄했다. 창밖으로 삼각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점도 색달랐다.
스님은 9월13일부터 티베트 불교교리와 수행을 지도한다. 기존 강좌로 이미 금요일마다 오후 2시부터 ‘람림’, ‘뒤다’, ‘입중론’이 개설돼 있다. 9월13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입보리행론’과 ‘구사론’을, 일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명상기도와 람림법문이 이어진다. 오후 1시부터는 티베트어 기초를 배운다. 스님은 목요일 밤 경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금, 토, 일요일 삼학사원에 머무르며 한국어로 강의한다.
“티베트에서 계학과 정학은 본질적으로 통찰지혜를 드러내기 위한 겁니다. 예리하고도 견고한 판단력, 즉 통찰지혜가 생기려면 먼저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는 힘인 선정이 필요하지요. 마음을 집중하려면 무엇보다 산란함이 없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계율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 말씀인 경전과 그것을 해설한 논서를 배우고 스스로 되돌아보면서 사유하고 통찰하는 게 수행의 처음이자 끝이라 할 수 있어요. 배움과 사유의 결과는 의심을 제거하고 수행 결과로 본래 부처님마음을 믿는 견고함이 생깁니다.”
스님은 인터뷰 처음부터 끝까지 보리심(菩提心)을 강조했다. “부처님 가르침 핵심”이라고 단언했다. 그래서 보리심에 이를 수 있는 지침서로서 배워야 하는 교리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예정이다. ‘람림(깨달음에 이르는 단계적인 길)’, ‘뒤다(주요 논제를 모아 놓은 것)’, ‘입중론(공성의 견해를 논증파 입장에서 해설한 것)’, ‘입보리행론’, ‘구사론(부처님 가르침의 창고)’ 등이다.
스님은 ‘람림’에 주목했다. 일요법회에서도 ‘람림’을 법문하는 이유는 한국불자들 요청 때문이다. 스님은 “동산불교대학서 한 학기 강의한 적이 있는데, 노거사가 그제야 불교를 알게 됐으며 여생동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깨달았다며 감격해 했다”고 전했다.
수행체계와 실천방법인 ‘람림’은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얻기 어려운 수행기회를 가진 이에게 윤회계 본질이 고통임을 사유하고 선행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또 고집멸도 사성제 수행을 소개한 뒤 최고 단계인 보리심에 들어가는 문으로 6바라밀 실천, 사마타(선정, 止)와 위빠사나(지혜 혹은 알아차림, 觀)를 제시한다.
“티베트 명상을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정확히 말한다면 보리심입니다. 명상도 보리심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하지요. 할 수 있다면 보리심을 일으키고 그 보리심에 집중하고 향상시키는 겁니다. 궁극적 목표는 깨달음이며, 깨달음의 주요 원인이 보리심입니다. 보리심 없이는 깨달음도 없습니다. 명상할 때 보리심에 집중하는 게 사마타며, 보리심 일으킬 때 생기는 깨달음을 관찰하는 게 위빠사나입니다. 보리심이 뭘까요. 보리(菩提)는 깨달음이자 부처님입니다. 심(心)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이지요. 보리심에는 2가지 마음이 필요한데, 이타행을 추구하는 마음과 깨달음을 추구하는 마음입니다. 왜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나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고, 실천으로 이어질 때 이타행이 됩니다. 대승불교의 이유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보리심은 ‘위로는 보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려는 마음’이다.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다. 타인의 고통도 제 아픔처럼 느끼고 없애려는 마음이 보리심이며 부처님 마음자리인 셈이다.
한국불자들과 티베트 불교를 공부하려는 남카 스님 미소가 법당 한 쪽에 내걸린 약사여래불로 파랗게 번졌다. 마침 티베트 설산 닮은 삼각산의 향기를 머금은 바람이 ‘랍숨섀둡링’ 창문을 두드렸다.
최호승 기자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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