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카 스님의 티베트불교]
6. 티베트 불교경전의 시작
티베트 불교는 인도와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법맥을 이어받았고 티베트어는 그 창제의 목적부터 불경번역의 용이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현재 티베트어 경전은 그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 또한 티베트 불경에는 현재 다른 언어 번역본에는 남아 있지 않은 경전들도 찾아볼 수 있다.
송짼감뽀왕 시대에 인도의 불교를 완벽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퇸미삼보다를 인도로 보냈다. 그는 이후 불경을 완벽하게 티베트어로 번역하기 위해 현재의 티베트어를 만들었다. 닝마빠를 비롯한 모든 티베트 학자들은 퇸미삼보다가 만든 티베트어가 최초라고 주장했지만 티베트 전통의 뵌교를 따르는 이들은 그 전에 티베트어 문자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주장이 있는데 현재 그 이전에 문자가 있었다는 근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와 별개로 티베트어는 현재 인도 불경을 가장 잘 번역할 수 있는 언어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송짼감뽀왕은 당시 뵌교에 따르는 사람들로 인해 방해가 많았지만 왕과 법을 좋아하는 몇 명의 노력으로 후대에 불경을 완벽하게 번역할 수 있는 기초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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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위해 만든 티베트어 인도불경 완벽하게 번역
왕 직접 나서 역경원 설립
1400년 전 퇸미삼보타는 처음 역경을 시작했다. 수많은 역경사들이 오랜 시간 동안 번역작업에 힘을 쏟았다. 부뙨린뽀체가 오기 전까지 퇸미삼보타 등 192명의 역경사들이 수차례 티베트어로 경과 논서를 번역했다. 부뙨린뽀체는 1200년대 말~1300년대 초의 위대한 학자로 깐규르를 결집하고 목차를 만들었다. 수많은 역경사들은 오랜 노력 끝에 삼장 즉, 율장, 논장, 경장을 번역했다.
번역된 경은 크게 현교부와 밀교부 두 가지로 나뉜다. 현교부는또 경부와 논부 두 가지가 있다. 경부에는 세 가지 초전법륜, 중간법륜, 셋째법륜으로 나뉜다.
초전법륜에는 ‘사부율장(四部律藏)’ ‘사성제’ ‘법륜경’ ‘사념처경’ ‘대유희경’ ‘백업경’ ‘똑죄갸빠’ 등이 있다.
중간 법륜은 ‘반야십만송’ ‘이만오천송’ ‘만팔천송’ ‘팔천송’ ‘반야만송’ ‘반야섭송’의 6개의 불모경과 ‘금강경’ ‘삼매왕경’ ‘대보적경(大寶積經)’ ’화엄경‘ 등 11개의 아들경이 있다. 이를 총 17개의 부자 반야경이라 하며 이 안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6가지의 반야경도 있다.
셋째 법륜은 ‘해심밀경’이 있다. ‘해심밀경’에는 승의생품 등 십품이 있다. 또한 ‘대승밀엄경’ ‘능가경’ ‘십지경’ ‘여래장경’ 등도 셋째 법륜에 속한다.
번역을 위한 역경원도 건립됐다. 티베트 왕이 직접 나서 이를 지원했다. 스승 산따락시따는 티송데짼 왕에게 “티베트인이 인도어를 배워 불경을 공부하는 것보다 불경 전체를 티베트어로 번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완벽하게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송데짼왕은 뺀디따(불교학자), 산따락시따, 파드마삼바바의 도움으로 최초로 삼얘사원을 건립하였다. 삼얘사원은 다규르로뺀(역경원), 뽕와삼땐링(명상원), 록빠퇴삼링(문사를 닦는 곳), 뒤둘악빠링(밀교원)의 네 개로 구성됐다. 이 중 특히 역경원을 중요시했다.
현재의 티베트 대장경은 깐규르와 땐규르로 구성되어 있다. 깐규르의 ‘까’는 부처님의 말씀, ‘규르’는 번역하다는 의미로 이를 불설부(佛說部)라 하고, 땐규르의 ‘땐’은 논서, ‘규르’는 번역하다는 의미로 논소부(論疏部)라고 한다.
깐규르는 삼장으로 즉 경장, 율장, 논장 세 가지가 있으며, 그의 해석으로 땐규르 또한 경장, 율장, 논장으로 세 가지가 존재한다. 깐규르와 땐규르는 그 구성이 율장부, 아비달마부, 중관부, 반야부, 유식부, 인명학부, 밀교부 등 다양하게 되어있다.
티베트 대장경은 13세기 경 목판으로 인쇄되기 시작하여 나르탕판이 완성됐고, 이는 몇 번의 개정을 거치다 제7대 달라이라마 존자의 명으로 1730년에 깐규르가, 1741년 땐규르가 크게 개정되었는데 이를 신 나르탕판이라 부른다.
그 외에도 데게판과 중국 명시대의 영락판, 청시대의 북경판 등 여러 판본이 간행되었다. 1920년 13대 달라이라마 존자의 명으로 라싸판이 제작되었으나 1933년 존자의 서거로 라싸판에는 깐규르만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남카 스님 삼학사원 주지
티베트 교리•수행지도 남카 스님 “타인 고통까지 여의고자 노력해야 수행”
오해였다. 티베트 불교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랬다. 대부분 금강승, 탄트라, 밀교, 라마교 단어를 떠올린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티베트 불교는 새로운 이름의 불교가 아니다. 불교 발원지 인도의 역사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700년 역사를 지닌 인도 나란다대학이 12세기 이슬람 침공으로 사라질 때, 그 법맥은 히말라야를 넘어 은둔의 땅 티베트로 건너와 꽃을 피웠다.
비밀이 있어서 밀교가 아니다. 티베트 불교는 ‘중관’, ‘유식’ 등 논서를 10~20년간 상세히 공부한 다음 방편이 다양하고 신속한 밀교수행에 들어간다. 이 가운데 달라이라마가 속한 최대종파 겔룩파 교학은 ‘뒤다’ 3년, ‘반야’ 5년, ‘중관’ 4년, ‘계율’ 4년, ‘구사론’ 4년을 합해 20년은 배워야 한단다.
국내 두 번째 티베트 사찰 개원 서울 불광동에 ‘삼학사원’ 마련
람림•입중론•입보리행론 등 9월13일부터 금•토•일 강의 일요일엔 기초 티베트어 수업
티베트 겔룩파 소속 남카 스님 뛰어난 박사 하람빠 게셰 취득 티베트하우스코리아 운영하며 티벳장경연구소 교수로도 활동
오해는 풀렸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동윤빌딩 7층에 부산 광성사에 이어 국내서 두 번째로 개원하는 티베트 사원에서 땐진 남카(Tenzin Namkha) 스님을 만나고 나서다.
겔룩파 소속으로 남카 스님도 이 과정을 모두 거쳤다. 8세 때 남인도의 티베트 사찰 간덴으로 출가해 31세까지 5대 경전을 배웠고, 같은 곳에서 15년 넘게 강의했다.
박사(게셰, Geshe) 중 최고 지위인 하람을 취득하기 위해 간덴, 데붕, 세라 사원 스님들과 6년 동안 시험 본 뒤 2000년 공부가 가장 뛰어난 박사란 뜻의 하람빠 게셰 학위를 받았다.
2002년 규메 사원에서 간덴, 데붕, 세라 사원 박사들과 박사 최종 시험에서 1등을 하고 그때부터 간덴 사원 교수로 임명돼 2003년까지 강의한 실력파다. 이후 달라이라마 요청으로 2004년 3월 한국에 와 티베트 불교를 전하고 있다. 티베트 망명정부 한국지부인 티베트하우스코리아 원장이자 동국대 경주캠퍼스 티벳장경연구소 초빙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남카 스님이 여는 티베트 사원은 ‘랍숨섀둡링’이다. 달라이라마가 지어 준 이름으로 우리말로는 삼학사원이다. ‘랍숨’은 계정혜 삼학, ‘섀둡’은 설명과 실천, ‘링’은 장소를 뜻한다. 2007년부터 한국불자들과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불교연구원을 빌려서 해왔던 공부를 티베트 사원에서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월세로 마련한 법당이다. 해서 티베트에서 석가모니 부처님, 문수보살, 관음보살을 모셔와 법당을 장엄했다. 창밖으로 삼각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점도 색달랐다.
스님은 9월13일부터 티베트 불교교리와 수행을 지도한다. 기존 강좌로 이미 금요일마다 오후 2시부터 ‘람림’, ‘뒤다’, ‘입중론’이 개설돼 있다. 9월13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입보리행론’과 ‘구사론’을, 일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명상기도와 람림법문이 이어진다. 오후 1시부터는 티베트어 기초를 배운다. 스님은 목요일 밤 경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금, 토, 일요일 삼학사원에 머무르며 한국어로 강의한다.
“티베트에서 계학과 정학은 본질적으로 통찰지혜를 드러내기 위한 겁니다. 예리하고도 견고한 판단력, 즉 통찰지혜가 생기려면 먼저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는 힘인 선정이 필요하지요. 마음을 집중하려면 무엇보다 산란함이 없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계율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 말씀인 경전과 그것을 해설한 논서를 배우고 스스로 되돌아보면서 사유하고 통찰하는 게 수행의 처음이자 끝이라 할 수 있어요. 배움과 사유의 결과는 의심을 제거하고 수행 결과로 본래 부처님마음을 믿는 견고함이 생깁니다.”
스님은 인터뷰 처음부터 끝까지 보리심(菩提心)을 강조했다. “부처님 가르침 핵심”이라고 단언했다. 그래서 보리심에 이를 수 있는 지침서로서 배워야 하는 교리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예정이다. ‘람림(깨달음에 이르는 단계적인 길)’, ‘뒤다(주요 논제를 모아 놓은 것)’, ‘입중론(공성의 견해를 논증파 입장에서 해설한 것)’, ‘입보리행론’, ‘구사론(부처님 가르침의 창고)’ 등이다.
스님은 ‘람림’에 주목했다. 일요법회에서도 ‘람림’을 법문하는 이유는 한국불자들 요청 때문이다. 스님은 “동산불교대학서 한 학기 강의한 적이 있는데, 노거사가 그제야 불교를 알게 됐으며 여생동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깨달았다며 감격해 했다”고 전했다.
수행체계와 실천방법인 ‘람림’은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얻기 어려운 수행기회를 가진 이에게 윤회계 본질이 고통임을 사유하고 선행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또 고집멸도 사성제 수행을 소개한 뒤 최고 단계인 보리심에 들어가는 문으로 6바라밀 실천, 사마타(선정, 止)와 위빠사나(지혜 혹은 알아차림, 觀)를 제시한다.
“티베트 명상을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정확히 말한다면 보리심입니다. 명상도 보리심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하지요. 할 수 있다면 보리심을 일으키고 그 보리심에 집중하고 향상시키는 겁니다. 궁극적 목표는 깨달음이며, 깨달음의 주요 원인이 보리심입니다. 보리심 없이는 깨달음도 없습니다. 명상할 때 보리심에 집중하는 게 사마타며, 보리심 일으킬 때 생기는 깨달음을 관찰하는 게 위빠사나입니다. 보리심이 뭘까요. 보리(菩提)는 깨달음이자 부처님입니다. 심(心)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이지요. 보리심에는 2가지 마음이 필요한데, 이타행을 추구하는 마음과 깨달음을 추구하는 마음입니다. 왜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나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고, 실천으로 이어질 때 이타행이 됩니다. 대승불교의 이유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보리심은 ‘위로는 보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려는 마음’이다.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다. 타인의 고통도 제 아픔처럼 느끼고 없애려는 마음이 보리심이며 부처님 마음자리인 셈이다.
한국불자들과 티베트 불교를 공부하려는 남카 스님 미소가 법당 한 쪽에 내걸린 약사여래불로 파랗게 번졌다. 마침 티베트 설산 닮은 삼각산의 향기를 머금은 바람이 ‘랍숨섀둡링’ 창문을 두드렸다.
최호승 기자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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