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반드시 부처님의 지혜를 깨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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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타니파타(Sutta-Nipata)] 여덟 편의 시 2




숫타니파타(Sutta-Nipata)

여덟 편의 시


욕망
동굴
분노
청정
으뜸가는 것
늙음
구도자 팃사 마이트레야
파수라
마간디야
죽음이 오기 전에
투쟁
문답-첫째
문답-둘째
빠름
무기를 드는 일
제자 사리풋타





마간디야

835.
스승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예전에 도를 닦을 때에 집착과 혐오와 탐욕이라는 세 마녀를 보고도 그녀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 여자들은 도대체 무엇인가. 오줌 똥으로 가득 찬 그녀들에게 나는 발을 대기조차 싫었다.”


836.
마간디야가 말했다.
“만약 당신이 여러 왕들이 원했던 여자나 보물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당신은 어떠한 견해, 어떠한 계율이나 도덕, 생활법, 그리고 어떠한 생존 상태로 태어나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837.
스승께서 대답하셨다.
“마간다여, ‘나는 이런 것을 말한다’고 정해 놓은 것이 없다. 모든 사물에 대한 집착을 분명히 알고, 모든 견해에는 과오가 있음을 보고 어느 한 견해를 고집하는 일이 없이, 안으로 살피면서 마음의 평안을 알았노라.”


838.
마간디야가 말했다.
“성인이시여, 당신께서는 생각하고 정해놓은 것을 고집하지 않으며 ‘마음의 평안’이란 말씀을 하시는데, 그것을 다른 현인들은 어떻게 말하고 있습니까?”


839.
스승은 대답하셨다.
“마간디야여, 견해나 학문에 의해서, 지식이나 계율, 또는 도덕에 의해서 깨끗해 질 수 있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 견해와 학문과 지식이 없이도, 계율과 도덕 없이도 깨끗해 질 수 있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그것들을 버리고 고집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며, 덧없는 생존을 원하지도 않는다. 이것이 ‘마음의 평안’이다.”


840.
마간디야가 말했다.
만약 견해나 학문에 의해, 지식이나 계율 또는 도덕에 의해서도 깨끗해 질 수 없다 하고, 또 무견해, 무학, 무식에 의해서도, 계율과 도덕 없이도 깨끗해 질 수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가르침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견해에 의해 깨끗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841.
스승은 대답하셨다.
“마간디야여, 그대는 그대의 소견에 의지하여 물어 보기 때문에 집착에 빠진 것이다. 그대는 이 마음의 평안에 대해서 조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래서, 그대는 나에게 사람을 혼란하게 만든다고 말하는 것이다.


842.
‘뛰어나다’든가, ‘동등하다’든가, 혹은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는 그런 생각 때문에 흔들릴 것이다. 그러니 이 세 가지에 대해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 그에게는 ‘뛰어나다’든가, ‘동등하다’든가 혹은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없다.


843.
그런 바라문이 무엇 때문에 ‘내 말은 진실하다’고 하겠는가. 또 ‘네 말은 거짓이다‘라고 하며 누구와 논쟁하겠는가. 같다든가 같지 않다는 분별이 없어진 사람이 누구와 논쟁을 벌이겠는가.


844.
집을 버리고 거처 없이 방랑하며 마을 사람들과 친교를 갖지 않는 성인은, 온갖 욕망을 떠나 미래에 희망을 두어서는 안 되며, 또한 군중들에게 이론을 내세워 논쟁을 벌여서도 안 된다.


845.
용은 모든 편견을 떠나 세상을 두루 다니며 수행하기 때문에, 고집을 부리며 논쟁해서는 안 된다. 수련이나 연꽃이 물이나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듯이, 성인은 평안을 말하는 사람이므로 탐내지 않고, 욕망에도 세속에도 더럽혀지지 않는다.


846.
베다에 통달한 사람은 견해나 사색에 있어서 교만하지 않다. 그의 본성은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업에도 학문에도 이끌리지 않는다. 그는 어떤 집착하는 것에도 끌려 들어가지 않는다.


847.
생각을 떠난 사람에게는 얽매임이 없다. 지혜에 의해서 해탈한 사람에게는 어리석음이 없다. 그러나 생각과 견해를 고집하는 사람들은 남과 충돌하면서 세상을 방황한다.“



죽음이 오기 전에

848.
“무엇을 보고 어떤 계율을 지키는 사람을 ‘평안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고타마여, 그 가장 훌륭한 사람을 제게 말씀해 주십시오.”


849.
스승은 대답하셨다.
“죽기 전에 집착을 떠나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는 미래에 대해서도 별로 걱정할 것이 없다.


850.
그는 화내지 않고, 두려워 떨지 않고, 교만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으며, 주문을 외거나 경박하게 굴지 않고, 말을 삼간다.


851.
미래를 원하지도 않고, 과거를 추억하며 우울해 하지도 않는다. 감각에 닿는 모든 대상에서 멀리 떨어질 것을 생각하며, 어떤 견해에도 이끌리는 일이 없다.


852.
탐욕에서 멀리 떠나 거짓이 없고 욕심 내지 않으며, 인색하거나 거만하지 않으며, 미움 받지 않고 두 가지 말을 하지 않는다.


853.
쾌락에 빠지지 않고 거만하지 않으며,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하며, 어떤 것을 무조건 믿는 일도 없고 욕심을 버리는 일도 없다.


854.
이익을 기대하거나 배우는 것이 아니다. 이익이 없을지라도 성내지 않는다. 집착 때문에 남을 미워하지 않으며 맛있는 음식을 탐내지도 않는다.


855.
항상 침착하고 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남을 자기와 같다고도, 또 자기가 뛰어나거나 못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에게는 더 이상 번뇌의 불이 타오르지 않는다.


856.
걸림이 없는 사람은 진리를 알아 걸림이 없는 것이다. 그에게는 생존을 위한 집착도, 생존을 끊어버리려는 집착도 없다.


857.
모든 욕망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평안한 사람’이라고 나는 말한다. 그에게는 더 이상 얽매임이 없고, 이미 모든 집착을 뛰어 넘었다.


858
그에게는 자식도 가축도 논밭도 집도 없다. 이미 얻은 것도, 아직 얻지 못한 것도 그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다.


859.
범부와 사문 또는 바라문들이 그를 비난하여 탐욕의 허물이 있다고 하겠지만, 그는 탐욕 같은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여러 가지 논쟁에도 동요되지 않는다.


860.
성인은 탐욕을 떠나 인색하지 않으며 ‘나는 뛰어나다’든가, ‘나는 동등하다’든가, ‘나는 뒤떨어진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릇된 생각에도 빠지지 않는다.


861.
그는 세상에서 가진 것이 없다. 또 무소유를 걱정하지도 않는다. 그는 어떠한 사물에도 이끌리지 않는다. 그는 참으로 ‘평안한 사람’이라 할 만하다.“



투쟁

862.
“투쟁, 논쟁, 근심, 슬픔, 인색, 오만, 거친 말은 어디서 일어나는 것인지 그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863.
“투쟁, 논쟁, 근심, 슬픔, 인색, 오만, 거친 말은 사랑하고 좋아하는 데서 일어난다. 투쟁과 논쟁에는 인색이 따르고, 논쟁이 일어나면 거친 말이 나온다.”


864.
“세상에서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은 무엇에서 일어납니까. 또 세상에 널리 퍼져 있는 욕심은 무엇에서 일어나며, 사람이 내세에 대해서 갖는 희망과 그 성취는 무엇에서 일어납니까?"


865.
"세상에서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과 욕심은 욕망에서 일어난다. 또 사람들이 내세에 대해 갖는 희망과 성취도 이것에서 일어난다.“


866.
“그러면 욕망은 또 무엇에서 일어납니까. 또 형이상학적인 단정은 무엇에서 일어납니까. 분노와 거짓말과 의혹과 사문이 말하는 일은 무엇에서 일어납니까?”


867.
“세상에서 유쾌, 불쾌라고 하는 감정에서 욕망이 일어난다. 모든 물질적 존재에 있어 생기고 소멸하는 것을 보고 세상 사람들은 외적인 사물에 사로잡혔다고 단정을 내린다.


868.
분노와 거짓말과 의혹, 이런 것도 유쾌, 불쾌의 두 가지 감정이 있을 때 일어난다. 의혹이 있는 자는 지혜의 길에서 배우라. 사문은 알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을 말하는 것이다.“


869.
“유쾌, 불쾌는 무엇에서 일어납니까. 또 무엇이 없을 때 이것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생기고 소멸하는 뜻과 그 원인이 되는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870.
“유쾌, 불쾌는 접촉에서 일어난다. 접촉이 없을 때는 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생기고 소멸하는 뜻과 그 원인이 되는 감촉을 나는 너에게 말한다.”


871.
“감촉은 무엇에서 일어납니까. 집착은 무엇에서 일어납니까. 무엇이 없을 때 집착이 없어집니까. 또 무엇이 없을 때 접촉이 없어집니까?”


872.
“접촉은 이름과 형태에서 일어난다. 모든 집착은 요구에서 일어난다. 요구가 없을 때는 집착도 없어지며, 형태가 없을 때는 접촉도 없어진다.”


873.
“어떻게 수행하는 자에게 형태가 소멸됩니까? 소멸되는 모습을 말씀해 주십시오. 나는 그것을 알고자 합니다. 나는 이같이 생각했습니다.”


874.
“바르게 생각하지도 말고 잘못 생각하지도 말며, 생각을 가지지도 말고 생각을 없애지도 말라. 이렇게 수행하는 자에게 형태가 소멸된다. 그러나 의식은 생각을 인연으로 넓어지는 것이다.”


875.
“우리가 당신께 물은 것은 당신께서는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또 다른 것을 당신께 묻겠으니 그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 세상에서 어떤 현자들은 이 상태야말로 사람의 가장 청정한 경지라고 말합니다. 혹시 이보다 더 청정한 경지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까?”


876.
“이 세상의 어떤 현자들은 이 상태야말로 가장 청정한 경지라고 말한다. 또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은 단멸을 말하며, 정신도 육체도 남김없이 소멸하는 데에 가장 청정한 경지가 있다고 말한다.


877.
그러나 생각이 깊은 성인은, 이 사람들은 ‘걸림이 없다’는 것, 여러 가지 걸림을 알고 ‘현자는 덧없는 생존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 해탈한 사람은 논쟁에 끼어 들지 않는다.“



문답-첫째

878.
세상 학자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자기야말로 진리에 도달한 사람이라 하면서 여러 가지 주장을 한다. ‘이것을 아는 사람은 진리를 아는 사람이다. 이것을 비난하는 사람은 완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879.
그들은 이렇듯 다른 견해를 가지고 논쟁하며 ‘저 사람은 어리석어 진리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들은 모두 자기야말로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 생각하며 그렇게 말하는데, 그들 중 누구의 말이 진실한 것일까?


880.
만약 남의 가르침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어리석고 저속하며 지혜가 뒤떨어진 자라면, 그들은 각자의 견해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어리석고 지혜가 뒤떨어진 것이다.


881.
또 만약 자기의 견해로 인해 깨끗해지고, 완전한 지혜를 가진 자, 진리를 터득한 자, 밝은 지혜를 지닌 자가 된다면, 그들의 견해는 그런 점에서 똑같이 완전하기 때문에 그들 가운데 지혜가 뒤떨어진 자는 없을 것이다.


882.
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서로 비방하는 말을 듣기만 할뿐, ‘이것이 진실이다’고 그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각자의 견해만을 진실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을 ‘어리석은 자’라고 보는 것이다.


883.
어떤 사람들이 ‘진리다, 진실하다’고 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거짓이다. 허황하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그들은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논쟁한다. 어째서 사문들은 똑같은 것을 똑같이 말하지 않는 것일까.


884.
진리는 하나일 뿐, 둘은 없다. 그 진리를 안 사람은 다투는 일이 없다. 그들은 각기 다른 진리를 찬양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문들은 똑 같은 것을 똑같이 말하지 않는다.


885.
스스로 진리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어째서 여러 가지 다른 진리를 내세우는 것일까. 그들은 여러 가지 다른 진리를 남에게 들은 것일까. 아니면, 자기의 사색에 의한 것일까.


886.
세상에 여러 가지 다른 진리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영원할 것으로 상상할 뿐이다. 그들은 자기만의 편견에 사로잡혀 사색하고 탐구한 나머지 ‘내 말은 진리다’ ‘다른 사람의 말은 허황하다’라고 두 가지로 말한다.


887.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견해나 학문, 계율, 서원, 사색 등 남의 말에 기대어, 자기 학설만을 고집하며 ‘반대하는 자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진리에 이르지 못한 사람이다’라고 한다.


888.
반대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보는 동시에, 자기는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기는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 하면서 다른 사람을 무시한다.


889.
그는 그릇된 생각으로 차 있고 교만에 넘쳐 있다. 자기를 완전하다고 생각하고, 최고의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견해는 자신이 볼 때 그처럼 완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890.
만약 남이 자기를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정말 어리석은 사람이 된다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 자신도 상대방과 함께 어리석은 사람이 될 것이다. 또한 스스로를 베다에 통달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이라 부를 수 있다면, 여러 사문 중에 어리석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891.
‘내 학설 이외의 가르침을 말하는 사람들은 청정하지 않으며 완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이교도들은 흔히 말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견해에 빠져, 때가 끼어 있는 것이다.


892.
자기 학설만을 청정하다 하고, 남의 가르침은 청정하지 않다고 한다. 이교도의 무리들은 이와 같은 집착에 빠져 자기의 학설만을 완고히 내세운다.


893.
자기의 학설을 완고히 내세우고 있지만, 어느 누구를 어리석은 사람이라 볼 수 있을 것인가. 남의 가르침을 어리석다거나 옳지 않다고 한다면, 그는 스스로 옹고집이 되고 말 것이다.


894.
학설의 결정에 있어 스스로 잘 헤아리면서도 그는 다시 세상에서 논쟁을 만들게 된다. 모든 철학적 단정을 버렸다면 사람들은 고집을 부리지 않을 것이다.



문답-둘째

895.
이렇게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면서 ‘이것만이 진리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다만 그를 따르는 일부 사람들의 칭찬을 받을 뿐.


896.
가령 칭찬을 받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순간이어서 평안을 얻지 못한다. 논쟁의 결과는 칭찬과 비난 두 가지 뿐이다. 이것을 보고 그대들은 논쟁이 없는 절대 평화의 경지를 알아 논쟁을 하지 마라.


897.
대게 저속한 무리들이 갖는 이러한 세속적인 견해를 지혜로운 사람은 가까이하지 않는다. 그는 보고 듣는 일에 대해 ‘이것이다’라고 단정하지 않기 때문에 걸림이 없다. 그가 무엇에 걸릴 것인가.


898.
계율을 으뜸가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계율을 지킴으로써 청정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며 계율을 받는다. ‘이 가르침을 따르자, 그러면 청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진리에 이르렀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덧없는 생존에 유혹되고 있는 것이다.


899.
만약 계율이나 도덕을 깨뜨리게 되면 그는 두려워 떨 것이다. 그는 ‘이곳에만 청정이 있다’라며 그것을 바랄 것이다. 카라반에서 떨어진 상인이 카라반을 찾고, 집을 떠난 나그네가 집을 찾듯이.


900.
모든 계율과 맹세를 버리고, 세상에서 죄가 있든 없든 모든 행위를 다 버리고, 청정하다거나 청정하지 않다고 하면서 어떤 것을 구하는 일도 없이, 그것들에 얽매이지 말고 수행하라. 물론 평안을 고집하지도 말고.


901.
하기 싫은 고행을 하고, 또는 보고 배우고 생각한 것을 가지고 목청을 높여 청정을 찬양하는 이는, 덧없는 생존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902.
원하고 구하는 이에게는 욕심이 따른다. 또 계획을 짜는 이에게는 두려움이 따른다. 이 세상에서 생도 사도 없는 사람, 그가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원하고 구할 것인가.


903.
어떤 사람은 ‘가장 뛰어난 것’이라고 하는 가르침을 다른 사람들은 ‘천박한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저마다 자기야말로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고 하는데, 누구의 말이 진실한 것일까.


904.
그들은 자기의 가르침만을 완전하다 하고, 남의 가르침을 천박하다고 한다. 그들은 이렇게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논쟁하며, 저마다 자기의 가르침을 진리라고 말한다.


905.
만약 남이 천박하다고 비난한다고 정말 천박해진다면 모든 가르침 가운데서 뛰어난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가르침만 고집하고, 남의 가르침은 불완전하다고 하기 때문이다.


906.
그들은 스스로 자기의 길을 찬양하는 것처럼, 자기의 가르침을 존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가르침은 진실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그 가르침은 모두가 청정하기 때문이다.


907.
바라문들은 남에게 이끌리지 않는다. 또한 여러 가르침에 대해서 단정을 내리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그들은 모든 논쟁을 초월해 있으며, 남의 가르침을 가장 훌륭하다고 보지도 않는다.


908.
‘우리는 안다, 우리는 본다, 이것은 사실이다’라는 견해에 의해 청정해질 수 있다고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비록 그가 보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그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는 바른길에서 벗어난 채, 다른 것에 의해 청정해질 수 있다고 하는데.


909.
보는 사람은 이름과 형태를 본다. 보고 나서는 그것들이 영원하며, 즐거움을 주고, 실재로 존재한다고 믿는다. 보고 싶은 사람은 많든 적든 그렇게 볼 것이다. 그러나 진리에 도달한 사람들은 그렇게 봄으로써 청정해진다고 말하지 않는다.


910.
집착하여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견해만 존중하므로 그를 인도하기란 매우 어렵다. 자기가 믿고 있는 것만을 옳다고 하며, 그것에 의해서만 청정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그와 같이 하나만을 본다.


911.
바라문은 바르게 알고 그릇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기 소견에 휩쓸리지 않고 지식에 기대지도 않는다. 그는 범속한 모든 견해를 알고 있지만 어느 것에도 마음을 두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거기 집착하고 있지만.


912.
성자는 이 세상에서 모든 속박을 버리고, 논쟁이 벌어졌을 때에도 어느 한쪽에 가담하지 않는다. 그는 불안한 사람들 가운데 있으면서도 평안하고 집착이 없다.


913.
지나간 허물은 버리고 새로운 허물은 짓지 않으며, 욕심부리지 않고 논쟁에 집착하는 일도 없다. 현자는 모든 견해에서 벗어나 세상에 물들지 않으며 자책할 일도 없다.


914.
현자는 보고 배우고 생각한 어떤 일에 대해서도 맞서지 않는다. 그는 모든 짐을 벗어 버렸다. 그는 계략을 꾸미지 않고, 쾌락에 빠지지 않으며,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빠름

915.
“태양의 후예이신 위대한 성인께 세속에서 멀리 떠나는 일과 평안의 경지에 대해 묻겠습니다. 수행자는 어떻게 해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평안에 들 수 있겠습니까?”


916.
스승은 대답하셨다.
“나는 존재한다는 의식을 모두 잘라 버리고,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온갖 집착까지도 눌러 버리도록 항상 열심히 배우라.


917.
안으로든 밖으로든, 진리를 알기 위해 노력하라. 그렇다고 마음이 교만해져서는 안 된다. 진리에 도달한 사람은 그것을 평안이라고 하지 않는다.


918.
이로 말미암아 ‘나는 뛰어나다’든가, ‘나는 뒤떨어진다’ 또는 ‘나는 동등하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여러 가지 질문을 받더라도 자기가 뛰어나다고 망령되이 생각하지 말라.


919.
수행자는 마음이 평안해야 한다. 밖에서 고요함을 찾지 말라. 안으로 평안하게 된 사람은 고집할 것이 없다. 하물며 버릴 것이 있으랴.


920.
바다 깊은 곳에는 파도가 일지 않고 잔잔하듯이, 고요히 멎어 움직이지 말라. 수행자는 어떤 욕심도 내서는 안 된다.“


921.
“눈을 뜨신 분께서는 직접 체험하신 위험과 재난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바른길을 일러 주십시오. 계율이나 정신을 안정시키는 방법도 함께 말씀해 주십시오.”


922.
“눈으로 보는 것을 탐내지 말라. 저속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말라. 맛에 빠져 들지 말라. 세상에 있는 어떤 것도 내 것이라고 고집하지 말라.


923.
고통을 겪을 때도 수행자는 결코 비탄에 빠져서는 안 된다. 생존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무서운 것을 만났을 때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924.
음식이나 옷을 얻더라도 너무 많아서는 안 된다. 또 그런 것을 얻을 수 없다고 해서 걱정해서도 안 된다.


925.
마음을 안정시켜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후회하지 말라. 게으르지 말라. 그리고 수행자는 한가하고 고요한 앉을 자리와 누울 곳에서 살아야 한다.


926.
잠을 많이 자서는 안 된다. 부지런하고 늘 깨어 있어야 한다. 게으름과 수다와 이성의 사귐과 겉치레를 버리라.


927.
내 제자는 꿈을 해몽하거나 관상을 보거나 점을 쳐서는 안 된다. 그리고 임신술이나 의술을 행해서도 안 된다.


928.
수행자는 비난을 받더라도 걱정해서는 안 된다. 칭찬을 받더라도 우쭐거려서는 안 된다. 탐욕과 인색과 성냄과 욕설을 멀리해야 한다.


929.
수행자는 장사를 해서는 안 된다. 결코 남을 비방해서는 안 되고 마을 사람들과 가까이 사귀어서도 안 된다. 이익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서는 안 된다.


930.
또 수행자는 거만해서는 안 된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 말을 꾸며서도 안 된다. 거만하거나 불화를 가져올 말을 해서도 안 된다.


931.
거짓말을 피하라. 남을 속이지 않도록 하라. 그리고 생활에 대해서나 지혜에 대해서, 혹은 계율이나 도덕에 대해서 자기가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932.
출가 수행자는 말많은 세속인들한테 욕을 먹거나 불쾌한 말을 듣더라도 거친 말로 대꾸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수행자는 적대적인 대답을 하지 않는다.


933.
수행자는 이 이치를 알아, 깊이 생각하고 늘 조심해서 배우라. 모든 번뇌가 소멸된 상태가 ‘평안’임을 알고, 고타마의 가르침을 게을리 하지 말라.


934.
그는 스스로 이기거나 남에게 지는 일이 없다. 남에게서 전해 들은 것이 아니고 스스로 깨달은 진리를 보았다. 그러므로 스승의 가르침에 게으르지 말고, 항상 예배하고 따라 배우라.“

이와 같이 스승은 말씀하셨다.



무기를 드는 일

935.
서로 죽이려고 싸우는 사람들을 보라. 무기를 드는 데서 두려움이 생긴다. 내가 어떻게 해서 그것을 멀리했는지, 멀리한 일에 대해서 말하리라.


936.
물이 말라 가는 개울의 물고기처럼 두려워 떨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또 서로 미워하는 사람들을 보고 나는 두려워졌다.


937.
이 세상 어느 곳도 견고하지는 않다. 어느 곳이나 모두 흔들리고 있다. 나는 내가 의지해야 할 곳을 찾았지만, 이미 죽음과 고통에 사로잡히지 않은 곳은 없었다.


938.
모든 살아 있는 것이 결국 죽어가는 것을 보고 나는 불안해졌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마음속에 차마 볼 수 없는 번뇌의 화살이 박혀 있는 것을 보았다.


939.
이 화살이 박힌 자는 사방을 헤맨다. 이 화살을 뽑아 버리면 헤매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


940.
세상에서는 여러 가지 학문을 배운다. 그러나 그 여러 가지 속박의 굴레에 빠져서는 안 된다. 모든 욕망을 완전히 알고 나서 평안을 배우라.


941.
성자는 성실해야 한다. 오만하지 않고, 더러운 탐욕과 인색을 초월해야 한다.


942.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잠과 권태와 우울을 이겨내야 한다. 게을러서는 안 된다. 교만해서도 안 된다.


943.
거짓말을 피하라. 아름다운 겉모양에 집착하지 말라. 또 교만한 마음을 잘 알라. 포악하지 말라.


944.
낡은 것을 좋아하지 말라. 새로운 것에 매혹 당하지도 말라. 사라져 가는 것을 슬퍼하지 말라. 잡아 끄는 것에 붙잡히지 말라.


945.
나는 잡아 끄는 것을 탐욕, 거센 흐름, 빨아들이는 욕망이라고 부르며, 또는 계략, 넘기 힘든 욕망의 진흙탕이라고도 한다.


946.
성자와 바라문은 진실에서 떠나지 않고, 확실한 언덕 위에 서 있다.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평안에 이른 사람’이라 불린다.


947.
그는 지혜로운 사람이고 베다에 통달한 사람이다. 그는 진리를 알아 걸림이 없다. 그는 세상에서 바르게 행동하고, 이 세상에서 어떤 것도 부러워하지 않는다.


948.
이 세상에서 모든 욕망을 초월하고, 극복하기 어려운 집착을 넘어선 사람은 거센 흐름에 떠내려가지도 않고 얽매이지도 않는다. 걱정하지 않고 누군가를 좋아해 애태우지도 않는다.


949.
과거에 있었던 것(번뇌)을 지워 버리라. 미래에는 아무것도 없게 하라. 중간(현재)에도 아무 일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면 그대는 평안해지리라.


950.
이름과 형태에 대해서 내 것이라는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 또는 무엇인가 없다고 해서 근심하지 않는 사람, 그는 참으로 늙지 않는다.


951.
‘이것이 내 것이다’ 또는 ‘이것은 남의 것이다’ 하는 생각이 없는 사람, 그는 내 것이라는 관념이 없음으로, 내게 없다고 해서 슬퍼하지 않는다.


952.
시시하지 않고, 탐내지 않으며, 마음이 흔들려 괴로워하지 않고, 만물에 대해 평등하며,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에 대해 묻는 이가 있거든, 나는 그의 아름다운 점을 이렇게 말하리라.


953.
지혜가 있는 사람은 마음이 흔들려 괴로워하지 않고, 그에게는 어떠한 거짓도 있을 수 없다. 그는 꾸밈에서 벗어나 가는 곳마다 평안을 본다.


954.
성자는 자기가 대등한 사람들 속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못난이들 속에 있다거나 잘난 사람들 속에 있다고도 하지 않는다. 그는 평안에 들어가 인색하지 않으며, 어떤 것도 가지거나 버리지 않는다.



제자 사리풋타

955.
제자 사리풋타가 물었다.
“중생의 주인이신 스승께서 도솔천에 내려오시어 그와 같이 훌륭하게 설법하신 것을 저는 아직 본 일도 없고 누구에게서 들은 일도 없습니다.


956.
눈 있는 사람은 신과 세상사람들이 보는 것처럼, 모든 어둠을 벗겨버리고 홀로 진리의 즐거움을 얻으셨습니다.


957.
걸림 없이, 거짓 없이 오신 스승, 눈 뜬 사람인 당신께 번뇌에 쌓인 많은 사람들을 위해 묻습니다.


958.
수행자는 세상이 싫어 사람이 없는 곳이나 나무 아래, 혹은 묘지나 산골짜기의 동굴 속을 거처로 합니다.


959.
그리고 이런 곳에서는 얼마나 무서운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수행자는 소리 없는 곳에서 지내더라도 무서워해서는 안됩니다.


960.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곳으로 갈 때는 위험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외딴곳에 살더라도 그러한 위험을 이겨 내야 합니다.


961.
부지런히 정진하는 수행자에게는 어떠한 위험이 있습니까. 그의 행동은 어떠해야 합니까. 그의 계율이나 맹세는 어떠해야 합니까?


962.
마음을 안정시켜 바르게 생각하는 어진 사람은 어떠한 학문을 몸에 지녀서 자기에게 묻은 때를 씻어 버립니까? 마치 대장장이가 은의 때를 벗겨 버리듯.“


963.
스승은 대답하셨다.
“사리풋타여, 세상이 싫어 사람이 없는 곳에서 살고 깨달음을 구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경지와, 법에 따라 실천해야 하는 것들을 내가 아는 대로 그대에게 말하리라.


964.
똑바로 정신을 차리고 분수를 지키는 지혜로운 수행자는 다섯 가지 두려움에 떨어서는 안 된다. 즉 쇠파리, 모기, 뱀, 도둑을 만나는 일과 네 발 가진 짐승들이다.


965.
이교도들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그들에게 두려워할 것이 많이 있을지라도. 또한 진리를 추구하며 다른 모든 위험과 재난을 이겨내라.


966.
병이나 굶주림, 추위나 더위를 견뎌야 한다. 저 집 없는 사람은 그런 것들이 닥쳐와도 용기를 가지고 굳세게 살아야 한다.


967.
도둑질을 하지 말라. 거짓말을 하지 말라. 약한 것이나 강한 것이나 모든 생물을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하라. 마음의 혼란을 느꼈을 때는 ‘악마의 무리’라 생각하고 이것을 물리치라.


968.
분노와 교만에 지배되지 말라. 그것을 뿌리째 뽑아 버리라. 또 유쾌한 것이나 불쾌한 것이나 모두 극복해야 한다.


969.
지혜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선을 좋아하여 위험과 재난을 물리치라. 거친 땅에 눕는 불편함을 참으라. 다음 네 가지 걱정을 극복해야 한다.


970.
‘나는 무엇을 먹을까?’
‘나는 어디서 먹을까?’
‘어젯밤 나는 잠을 편히 자지 못했다.’
‘오늘밤 나는 어디서 잘 것인가?’
집을 버리고 진리를 배우는 사람은, 이러한 네 가지 걱정을 극복하라.


971.
적당한 때 음식과 옷을 얻고, 그 양이 적더라도 만족할 줄 알라. 옷과 음식에 욕심을 부리지 말고, 마을을 지날 때는 조심하여 욕을 먹더라도 거친 말로 대꾸해서는 안 된다.


972.
눈을 아래로 두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지 말며, 깊이 생각하고 언제나 깨어 있으라. 마음을 고요히 하고 정신을 하나로 모아 집착과 욕망과 회환을 끊어 버리라.


973.
남에게 충고를 받았을 때는 반성하고 감사하라. 함께 수행하는 사람에게 거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좋은 말을 하고 때에 맞지 않은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남을 비방해서도 안 된다.


974.
또 세상에는 다섯 가지 티끌이 있다. 주의 깊은 사람은 그것을 절제할 것을 배우라. 즉 형상, 소리, 냄새, 맛, 접촉에 대한 욕망을 이겨 내라.


975.
수행자는 온전히 자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이런 것에 대한 욕망을 절제하라. 그는 적당한 때에 법을 바르게 살피고 마음을 통일시켜 어둠을 없앤다.“

이와 같이 스승은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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