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카 스님의 티베트불교]
8. 역경사들
송첸감뽀왕과 역경사 퇴미삼보다는 인도불경을 티베트어로 완벽하게 번역하기 위해 현재 쓰고 있는 티베트글자를 만들었다.
33대 송첸감뽀왕은 불교를 배우기 위해 퇴미삼보다를 인도로 파견했다. 그는 이후 티베트로 돌아와 많은 경을 번역했다.
이외에 3대 대역경사 베로짜나, 데마쩨망, 카체아난다와 3대 중간 역경사 냥 갸나꾸마라, 켄 루이옹보, 마린첸과 3대 소역경사 까와뺄짹, 쪽로 루이겐첸, 샹 예셰데가 널리 알려져 있다.
까와뺄짹, 쪽로 루이겐첸, 샹 예셰데, 베로짜나는 율장, 반야십만송, 화엄경, 대보적경 등을 번역했다. 로짜와 린첸상뽀, 독미로짜와는 밀경을 번역했다. 마르빠 로짜와는 밀교를, 로덴셰랍은 경과 논서에 대해 13만 게송을 번역했다고 알려져 있다.
로덴셰랍은 “베로짜나는 하늘과 같고 까와뺄짹, 쪽로 루이겐첸는 해와 달과 같고 린첸상뽀는 샛별과 같으며 나는 반딧불 정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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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불경 완벽 번역위해 티베트어 만든 송첸감뽀왕
왕과 후원자들 지지 덕에 중관법 티베트 전역 확산
티베트에 불교가 전파되던 초창기에 역경사로 널리 알려진 쪽로루이겐첸은 인도 중관학의 대학자인 갸나까봐에게 의지해 함께 ‘중론’을 티베트어로 번역했다. 그는 티베트에서 최초로 중관 논서의 가르침을 증장시켰다.
이후 역경사 낙쪼와 충팅계봐가 아띠샤에 의지해 ‘중관장론’과 그 자주석 ‘사택염’을 티베트어로 번역했고 인도의 대학자인 딕나 뺀디따에 의지해 ‘입중론 자주석’까지 번역해 이를 가르침으로써 중관학을 확립하기도 했다.
또한 역경사 까와뺄짹이 인도의 대학자였던 갸가봐에 의지해 ‘회쟁론’과 그 주석서를 티베트어로 번역했고, 샹 예셰데, 쿠우, 탁조르셰랍 등 역경사들이 중관의 수많은 논서를 티베트어로 번역했다.
서기 958년에 태어난 로짜와 린첸상뽀는 후기 불교 최고 역경사다. 카슈미르에서 많은 스승들께 의지해 문법, 인명학, 의학, 현교, 밀교 및 각종 문학을 완벽하게 배운 후 불경번역과 설법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전파했다.
빠찹니마닥은 인도와 카슈미르 등지에서 수많은 학자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23년 동안 수학했다. 티베트에 돌아와 많은 번역을 했고 특히 중관학을 많이 발전시켰다. 그는 ‘쨘죽시숨(쨘은 ‘중론’, 죽은 ‘입중론’, 시는 ‘사백론 의미)’으로 알려진 세 가지 논서와 다른 중관학의 수많은 논서를 새로 번역하고 교정했다.
또 인도의 대학자이신 마하수마띠에게 의지해 ‘명구론’을 번역하기도 했으며, 인도의 대학자였던 띨라까까라샤에 의지해 ‘입중론’과 ‘자주석’까지 카슈미르의 원본을 티베트어로 번역하고 동인도의 원본과 대조, 교정해 이를 완성했다. 이후 그는 인도의 대학자였던 수까샤꺄에게 의지해 ‘사백송’을 티베트어로 번역했다.
인도의 대학자였던 띨라까까라샤와 함께 쪽로 역경사가 번역했던 ‘중론’을 다시 교정했다. 이러한 여러 은혜로운 역경사들이 어렵게 번역하고 법을 설하는 고행으로 인해 티베트라는 눈의 나라는 중관법이 흐르는 바다가 됐다.
100명 가까운 역경사들이 인도 경전을 티베트어로 번역하는데 총력을 다했다. 이들이 번역한 경론은 율장 13권, 반야 23권, 화엄경 4권, 대보적경 6권, 밀교 20권 이상, 깔라차크라 2권 그외 다양한 경론 32권 등 모두 합쳐 100개 이상이다. 깡규르를 권으로 치면 100권이상이며 부분으로 나눠 분류하면 868부가 된다.
또한 논서는 찬탄문 1권, 밀교 78권, 반야 16권, 중관 17권, 논장 10권, 유식 16권, 아비달마 11권, 율장 18권, 부처님 일대기 2권, 빠삼티싱(부처님 일대기)2권, 딕니(편지)2권, 인명학 21권, 문법 4권, 의학 5권, 기술 5권, 그 외 다양한 논서 9권 등 총213개 정도를 번역했다. 뗀규르는 200권 이상 번역하였으며 2037부분으로 나뉜다.
현재 우리가 부처님 법을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것은 예전의 여러 역경사들과 그들을 지지했던 왕과 후원자들의 은혜 덕분이다.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옛 티베트의 오래된 불경에는 경의 양쪽에 가운데 구멍이 있는 동그라미 그림을 넣어 표시했다. 그 표시들은 역경사들이 인도에서 불경을 짊어지고 가져왔다는 것을 상징한다.
남카 스님 삼학사원 주지
티베트 교리•수행지도 남카 스님 “타인 고통까지 여의고자 노력해야 수행”
오해였다. 티베트 불교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랬다. 대부분 금강승, 탄트라, 밀교, 라마교 단어를 떠올린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티베트 불교는 새로운 이름의 불교가 아니다. 불교 발원지 인도의 역사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700년 역사를 지닌 인도 나란다대학이 12세기 이슬람 침공으로 사라질 때, 그 법맥은 히말라야를 넘어 은둔의 땅 티베트로 건너와 꽃을 피웠다.
비밀이 있어서 밀교가 아니다. 티베트 불교는 ‘중관’, ‘유식’ 등 논서를 10~20년간 상세히 공부한 다음 방편이 다양하고 신속한 밀교수행에 들어간다. 이 가운데 달라이라마가 속한 최대종파 겔룩파 교학은 ‘뒤다’ 3년, ‘반야’ 5년, ‘중관’ 4년, ‘계율’ 4년, ‘구사론’ 4년을 합해 20년은 배워야 한단다.
국내 두 번째 티베트 사찰 개원 서울 불광동에 ‘삼학사원’ 마련
람림•입중론•입보리행론 등 9월13일부터 금•토•일 강의 일요일엔 기초 티베트어 수업
티베트 겔룩파 소속 남카 스님, 뛰어난 박사 하람빠 게셰 취득. 티베트하우스코리아 운영하며 티벳장경연구소 교수로도 활동
오해는 풀렸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동윤빌딩 7층에 부산 광성사에 이어 국내서 두 번째로 개원하는 티베트 사원에서 땐진 남카(Tenzin Namkha) 스님을 만나고 나서다.
겔룩파 소속으로 남카 스님도 이 과정을 모두 거쳤다. 8세 때 남인도의 티베트 사찰 간덴으로 출가해 31세까지 5대 경전을 배웠고, 같은 곳에서 15년 넘게 강의했다.
박사(게셰, Geshe) 중 최고 지위인 하람을 취득하기 위해 간덴, 데붕, 세라 사원 스님들과 6년 동안 시험 본 뒤 2000년 공부가 가장 뛰어난 박사란 뜻의 하람빠 게셰 학위를 받았다.
2002년 규메 사원에서 간덴, 데붕, 세라 사원 박사들과 박사 최종 시험에서 1등을 하고 그때부터 간덴 사원 교수로 임명돼 2003년까지 강의한 실력파다. 이후 달라이라마 요청으로 2004년 3월 한국에 와 티베트 불교를 전하고 있다. 티베트 망명정부 한국지부인 티베트하우스코리아 원장이자 동국대 경주캠퍼스 티벳장경연구소 초빙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남카 스님이 여는 티베트 사원은 ‘랍숨섀둡링’이다. 달라이라마가 지어 준 이름으로 우리말로는 삼학사원이다. ‘랍숨’은 계정혜 삼학, ‘섀둡’은 설명과 실천, ‘링’은 장소를 뜻한다. 2007년부터 한국불자들과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불교연구원을 빌려서 해왔던 공부를 티베트 사원에서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월세로 마련한 법당이다. 해서 티베트에서 석가모니 부처님, 문수보살, 관음보살을 모셔와 법당을 장엄했다. 창밖으로 삼각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점도 색달랐다.
스님은 9월13일부터 티베트 불교교리와 수행을 지도한다. 기존 강좌로 이미 금요일마다 오후 2시부터 ‘람림’, ‘뒤다’, ‘입중론’이 개설돼 있다. 9월13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입보리행론’과 ‘구사론’을, 일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명상기도와 람림법문이 이어진다. 오후 1시부터는 티베트어 기초를 배운다. 스님은 목요일 밤 경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금, 토, 일요일 삼학사원에 머무르며 한국어로 강의한다.
“티베트에서 계학과 정학은 본질적으로 통찰지혜를 드러내기 위한 겁니다. 예리하고도 견고한 판단력, 즉 통찰지혜가 생기려면 먼저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는 힘인 선정이 필요하지요. 마음을 집중하려면 무엇보다 산란함이 없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계율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 말씀인 경전과 그것을 해설한 논서를 배우고 스스로 되돌아보면서 사유하고 통찰하는 게 수행의 처음이자 끝이라 할 수 있어요. 배움과 사유의 결과는 의심을 제거하고 수행 결과로 본래 부처님마음을 믿는 견고함이 생깁니다.”
스님은 인터뷰 처음부터 끝까지 보리심(菩提心)을 강조했다. “부처님 가르침 핵심”이라고 단언했다. 그래서 보리심에 이를 수 있는 지침서로서 배워야 하는 교리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예정이다. ‘람림(깨달음에 이르는 단계적인 길)’, ‘뒤다(주요 논제를 모아 놓은 것)’, ‘입중론(공성의 견해를 논증파 입장에서 해설한 것)’, ‘입보리행론’, ‘구사론(부처님 가르침의 창고)’ 등이다.
스님은 ‘람림’에 주목했다. 일요법회에서도 ‘람림’을 법문하는 이유는 한국불자들 요청 때문이다. 스님은 “동산불교대학서 한 학기 강의한 적이 있는데, 노거사가 그제야 불교를 알게 됐으며 여생동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깨달았다며 감격해 했다”고 전했다.
수행체계와 실천방법인 ‘람림’은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얻기 어려운 수행기회를 가진 이에게 윤회계 본질이 고통임을 사유하고 선행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또 고집멸도 사성제 수행을 소개한 뒤 최고 단계인 보리심에 들어가는 문으로 6바라밀 실천, 사마타(선정, 止)와 위빠사나(지혜 혹은 알아차림, 觀)를 제시한다.
“티베트 명상을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정확히 말한다면 보리심입니다. 명상도 보리심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하지요. 할 수 있다면 보리심을 일으키고 그 보리심에 집중하고 향상시키는 겁니다. 궁극적 목표는 깨달음이며, 깨달음의 주요 원인이 보리심입니다. 보리심 없이는 깨달음도 없습니다. 명상할 때 보리심에 집중하는 게 사마타며, 보리심 일으킬 때 생기는 깨달음을 관찰하는 게 위빠사나입니다. 보리심이 뭘까요. 보리(菩提)는 깨달음이자 부처님입니다. 심(心)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이지요. 보리심에는 2가지 마음이 필요한데, 이타행을 추구하는 마음과 깨달음을 추구하는 마음입니다. 왜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나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고, 실천으로 이어질 때 이타행이 됩니다. 대승불교의 이유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보리심은 ‘위로는 보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려는 마음’이다.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다. 타인의 고통도 제 아픔처럼 느끼고 없애려는 마음이 보리심이며 부처님 마음자리인 셈이다.
한국불자들과 티베트 불교를 공부하려는 남카 스님 미소가 법당 한 쪽에 내걸린 약사여래불로 파랗게 번졌다. 마침 티베트 설산 닮은 삼각산의 향기를 머금은 바람이 ‘랍숨섀둡링’ 창문을 두드렸다.
최호승 기자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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