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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화백의 세계건축문화재 펜화 기행] 일본 호류지 금당과 5층탑





일본 호류지 금당과 5층탑


꿋꿋하게 버텨온 1400년 왠지 낯익은 처마 곡선 …

 세계건축문화재를 펜화에 담는 첫 작업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인 일본 나라의 호류지(法隆寺)를 골랐습니다. 호류지 금당은 아스카 시대인 서기 607년 건립되었으니 1400살이 넘은 건물입니다.

 쇼토쿠 태자(聖德太子)가 백제에서 많은 건축가와 장인을 초청해 지은 절 가운데 하나입니다. 호류지 금당은 670년 불에 탄 것을 재건했고, 그 뒤로도 여러 번 보수를 했습니다. 5층탑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탑입니다.

 한국의 총각무를 일본에 심으면 커다란 단무지 무가 되듯이 백제 장인이 지은 호류지 금당과 5층탑이 오랜 세월에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처음 본 순간 오랜 친구를 보는 듯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백제 건축의 원형이 살아 있는 듯 보였습니다. 처마 곡선과 비례 등 한국인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건물들이 더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만 두 건물 모두 1층 모양이 무척 어색해 보였는데, 안내를 하던 쇼카쿠 후류야 집사장 스님이 “나라 시대에 덧붙여 지어서 그렇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한국 건축물의 복원도를 그리던 것처럼 고쳐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유물 전시관에서 5층탑 원형 모형을 만났습니다.

 눈치를 챘는지 스님이 특별 촬영 허가를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이 원형을 바탕으로 펜화를 그릴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복원도가 일본에서 그린 저의 첫 작품이 되었습니다. 호류지 금당과 5층탑이 어색하고 답답한 겉옷을 벗고 늘씬한 원래 자태를 드러냈습니다.


 펜화를 시작한 뒤 10여 년 동안은 현장에서 그렸습니다만 이제는 사진을 이용해 연구실에서 작업을 합니다. 호류지 금당과 5층탑은 회랑에 둘러싸여 있어 촬영 거리가 부족해 광각렌즈로 촬영했기 때문에 사진에는 건물 모양에 심한 왜곡이 생깁니다. 가까운 건물은 너무 커지고, 멀리 있는 건물은 아주 작아지며, 건물이 위로 갈수록 안쪽으로 기울어집니다. 펜화에는 이런 왜곡을 바로잡아 그렸습니다.

 호류지에서 꼭 보아야 할 것에 고구려 담징 스님이 그린 금당 벽화가 있습니다. 중국 윈강석굴, 경주 석굴암과 더불어 동양 3대 걸작으로 손꼽습니다.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지낸 앙드레 말로가 극찬한 구다라(百濟) 관음상도 꼭 보셔야 합니다. 백제의 장인이 일본에 건너가 만들었다고 추정합니다. 백제 위덕왕이 보낸 구세관음(救世觀音)상도 일본 국보입니다.

 김영택 화백 penwhaga@hanmail.net




김영택 화백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국가브랜드위원회 선정 한국의 대표작가.
한국펜화가협회 초대회장.

1945년 인천 출생
1972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1993년 국제상표센터(International trademark Center)에서 전 세계 그래픽 디자이너 54인에게 수여하는 '디자인 엠베서더(Design Ambassador) 칭호를 받음.

1994년 제 1회 벨기에 비엔날레 초청 작가.

2000년 국제 로터리 3650지구 '총재월신'에 펜화기행 연재.

2002년에서 2008년까지 중앙일보 ‘김영택의 펜화기행’,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중앙일보 ‘김영택의 펜화로 본 세계건축문화재’등 다양한 작품들을 연재.

2002년 통도사 주요 건축문화재 펜화 기록 작업.

2004년 인사동 학고재 첫 전시회 '펜화 기행 Ⅰ'전.


김영택 화백이 작품집 『펜화기행』을 출간했다(지식의숲).

경복궁·송광사·병산서원 등 전국의 문화유산 60여 점을 담았다.






· 관련 자료


새 연재 시작하는 김영택 화백 

“다음 차례는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것”



 본보 week&에 펜화를 연재했던 김영택 화백이 세계건축문화재 연작으로 기행을 이어간다. 격주 기획이다. 일본과 중국의 유명 건축문화재가 출발이다.

 “한국의 목조문화재 건축기술은 찬란했지요. 신라 때 황룡사 9층탑도 만들었잖아요. 지금의 기술로도 만들지 못하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볼 수 없어요. 우리 삼국시대에 만든 일본의 호류지 5층탑은 아직도 튼튼하게 서 있는데 말입니다.”

 일본의 유서 깊은 도시들을 취재하며 김 화백은 일본의 건축문화재에 남아 있는 우리 고대 문화의 흔적을 읽어냈다. 김 화백은 절집·정자·궁궐·옛집을 비롯한 전통문화재를 주로 그린다. 기억 속에 묻혔던 문화재들이 그의 손끝으로 되살아났다. 서대문, 서소문, 창경궁 열고관, 경복궁 서십자각 등이 그것이다. 살아 있는 문화재는 제 모습을 찾았다. 철저한 자료 조사와 고증의 힘이다.

 이를 위해 그는 해외까지 나가 자료를 모았다. 광화문 네거리 ‘고종 즉위 40년 기념비전’의 지붕과 담장 모양이 바뀐 것도 그가 밝혀냈다. 전문가들도 모르고 있던 내용이다.

 그의 그림은 세밀하다. 흰 종이 위에서 엇갈리는 수십만 개의 먹선은 하나하나가 다 의미를 담고 있다. 기와 한 장, 벽돌 한 장까지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많은 건축문화재가 설계도도 없이 허술하게 관리되는 걸 보아왔기 때문이다. 기록이 없는 문화재는 사라지면 그만이다. 그림만 보고도 복원이 가능할 정도로 그의 묘사는 치밀하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자에 김 화백 소개 기사를 실었다. 광화문 그림과 함께다.

 “매일 18시간씩 2주일을 작업하면 겨우 그림 한 장을 완성한다 … 고요한 밤에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무심히 움직이는 펜 소리가 불경처럼 들려온다.”

 그는 지금 펜화를 통해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어떻게 알릴까 고민 중이다. 0.05㎜짜리 펜선. 그 가는 선으로 펼치는 김영택의 펜화 세상은 굵고, 깊고, 넓다.

 글=안충기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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